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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와 음악
우리 집엔 무려 18년째 쓰고 있는 안마봉이 있다. 아침, 저녁으로 어깨와 허리, 종아리 등을 안마하는데 쓴다. 고장 한번 안나고 지금껏 쌩쌩하게 돌아가는게 기특하고 또 신기하다 ㅎ 안마의자가 보편화된 지금 안마봉이야 뭐 별거 아니고 몇만원이면 언제고 살수 있는 흔한 물건일 것이다. 그래도 이 안마봉엔 개인적인 추억이 좀 깃들어 있다. ㅎ 중국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몇년 유학한 나는 일상화된 중국의 안마문화를 잘 알고 있고 나 역시 그 시절 안마를 무척 즐겼다. 지금도 중국에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빠뜨리지 않고 안마를 받는다. 이 안마봉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학교 선생인 나는 방학을 이용해 중국을 자주 찾는데 어느해 여름방학, 그러니까 2005년 여름에 친구와 둘이서 베낭 하나씩 둘러매고 더위로 펄펄 끓..
요즘 만년필 쓰는 사람들,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가끔 쓰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학생들 출석 부를때나, 내가 쓴 책을 선물할때, 사인이나 글귀를 적을때 종종 만년필을 사용한다. 볼펜이나 연필과는 다른, 만년필 특유의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내게는 세 개의 만년필이 있다. 세 개 모두 내가 산게 아니라 선물로 받은 것이다. 하나는 중고등학교때 아버지가 물려주신 파커 만년필, 또 다른 하나도 아버지가 사다주신 쉐퍼 만년필, 아마 외국 출장갔을때 사다주신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가르쳤던 제자 한 명이 졸업하며 감사하다고 선물한 만년필이다. 학교인 연세대학교가 기념으로 새겨진 만년필이다. 메이커는 잘 모르겠다. 요즘엔 푸른색 잉크를 넣어 사용한다. 파커는 파커대로 쉐퍼는 쉐퍼대로 연..
요즘 나같은 중년 남자들, 시계 차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으로 대충 시계를 대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또는 스마트 워치란 것도 많이들 하는 것으로 안다. 나는 시계는 습관적으로 차고다니는 편이다. 여자들가 다르게 남자들은 딱히 몸에 다는 악세사리가 없으니, 시계가 유일하다면 유일한 악세사리가 아닐까. 나는 3개의 시계를 번갈아 가며 찬다. 하나는 몇년 전에 산 국산 줄리어스 시계, 조금 영하고 쿨한 감각이 느껴지는 시계다. 이게 제일 만만해서 자주 차고 다닌다. 그리고 두번째는 결혼 예물로 한 알마니 시계 심플한 디자인이고 줄이 쇠줄이라 시원하다. 다만 좀 무거운 편. 그리고 최근에 줄을 갈아끼워 다시 차고 다니는 시계가 하나 더 있는데 무려 40년 전인 1983년 아버지가 미국 다녀오시면서 ..
요즘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영화보기는 대략 이런 것 같다. (드물게) 극장에 가서 보거나, 아니면 티비의 vod로 보거나 혹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의 ott로 대개들 많이 본다. 또는 유튜브에도 왠만한 영화가 다 있다. 요컨대 이제 dvd를 사서 플레이어에 넣어 작동시켜 보는 시대는 지나가는 것 같다. 티비나 컴퓨터만 있으면 스트리밍으로 다 되는데, 굳이 dvd를 사거나 빌려서 그걸 다시 재생시키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나, 한편으로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뭔가 그래야 더 영화를 제대로 보는 기분이 든다. 베스트는 역시 어두운 극장, 대형화면으로 봐야 제대로고 다음 차선으로는 dvd 아닐까 하는. 나이 들어 올드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ㅋ 처음 샀던 dvd플레이어는 소니였고 ..
2년전 코로나가 시작되며 마스크가 생활화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건 사실이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수영을 다니곤 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게 되면서 새로운 운동거리를 찾던 중 눈에 들어온게 롱보드였다. 나이는 50이지만 마음은 청춘, 보드타기는 뭔가 좀 쿨해보이고 영 해보여 한번 해보기로 했다. ㅎ 자 일단 보드를 구해야지, 인터넷을 뒤지면서 알아보니 가격이 천차만별, 배우는 단계니 메이커나 수제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값싼 중국산은 또 좀 그렇고 딱 보니 10만원 안팎의 국산 브랜드면 어떨까 싶어 구매했다. 그리고 3년, 보드는 다행히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굴러간다. 따로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고 유튜브보며 천천히 연습해갔다. 운동신경이 영 없는 편은 아니라 실력도 조금씩 늘어갔다. 올해 7살이 된 아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