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와 음악
90년대 서극, <황비홍>, <칼> 본문
지금은 그리 큰 화제를 양산하진 못하지만,
90년대의 서극은 대단했다.
동양의 스필버그, 라는 별명처럼
그는 잘나가던 홍콩영화의 중심에서
많은 화제작들을 만들어 냈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내용의 영화들을.
서극의 많은 영화들 중에서
두 편만 꼽아보라라고 한다면,
나는 90년대의 <황비홍>과 <칼>을 고를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전성기 서극의 장점을 들라면 무엇보다,
대담무쌍, 독창성을 들수 있겠다.
이연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황비홍1>은,
이젠 거의 전설이다.
서극의 대표작으로 꼽을수 있고, 오락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는 영화다.
실존했던 청나라 무술인 황비홍의 일대기를 소재로,
서구 열강에 무력하게 무너지는 당시 중국의 위급한 상황을 배경 삼아
중국인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자긍심을 불어넣어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연걸은 현란한 무술과 강한 자존심, 비장감을 잘 체화했고,
서극은 과감하고 독창적인 액션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은 당대의 콤비를 이루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칼>은 황비홍 이후 서극의 추구한 새로운 액션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극은 여기서 이전의 소위 SF 무협 스타일을 모두 거두고
시적인 운미가 가득 배어나오는,
제목처럼 칼, 이 살아숨쉬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리얼 액션을 선보이며, 또 다시 무협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심는다.
이 영화는 또한 홍콩 무협의 전설, 장철의 외팔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영화이기도 하다.
<칼>은 <황비홍>처럼 매끈한 영화가 아니다.
빼어나거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거칠고 날것의 액션이 살아있다.
영화의 엔딩이 무척 인상적인데,
다 늙은 여주인공이 그물침대에 누워 주인공을 회상하며 담배를 무는 장면...
조문탁의 리얼액션은 한 정점에 올라있다.
지금도 많은 매니아들이 거론하는, 서극의 대표작이다.
서극은
2000년 이후로는
이렇다 할 작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작품은 물론 계속 하고 있다.
그래도 몇편을 거론하라면
<칠검>과 <적인걸>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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