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윌슨, 그리고 톰행크스 <캐스트 어웨이>
며칠 전 톰행크스와 <포레스트 검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했는데
그 즈음 티비에서 그의 또 다른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방영해준 모양이다.
<포레스트 검프>와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인생 영화중 한편이다.
어렸을 때 누구나 읽고 감동했을 이야기
<로빈슨 크르소>를 현대적으로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
가령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두고
인간의 고독과 의지, 희망, 현대 문명에 대한 반성 같은 걸 이야기하는데
그런 걸 떠나
그 자체로 한편의 장엄한 서사시, 와도 같은 영화다.
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다.
톰 행크스는 미국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가장 미국적이면서 또 이상적인 외모라고들 하는데
그의 뛰어난 연기력과 열연으로 완성된
이 <캐스트 어웨이>는 커다란 감동으로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하나,
배구공에 그려진 얼굴, 그 이름은 윌슨,
윌슨은 그의 유일한 말동무인데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윌슨을 보고 애타게 부르짖는
톰의 모습엔 나도 감정이입되어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미안해, 윌슨" 하며 눈물짓던.
고도로 발달된 현대 문명의 한 상징인 페덱스,
정신없이 바쁜 비지니스맨,
그리고 사랑하는 약혼녀,
그리고
비행기 사고 후 혼자 살아남아 갖힌 무인도,
자, 이제 어쩔 것인가.
남자는 최선을 다해 난관을 극복하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꼭 만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자급자족의 삶,
그리고 마침내
모든 걸 걸고
무인도를 벗어나 망망대해로 나아간다.
일상이 답답하고 지칠 때,
사는게 무료하고 재미없을 때
한번 다시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다시 의욕이 불끈 솟아날지 모를 일이다.